2019 작가글 "어느날"
  
 작성자 : 신수원
작성일 : 2019-07-24     조회 : 567  

세상에 내던져진 게 두렵던 시절, 공상에 빠지기 좋아하던 나는 꽃과 초원이 있는 고요한 유토피아를 꿈꾸곤 했다. 
조금 어리석어도 괜찮고, 그걸 들켜도 되는 이완의 공간을.
신수원의 그림들을 만났을 때, 
나는 그 시절 내 백일몽 속 공간들을 눈으로 본 기분이었다. 
이 세계 안에서는 새가 지상에 내려와 앉아 있기 일쑤고, 
하늘과 땅이 경계를 공유하며, 밤과 낮이 혼재되어 있기도 하다. 
한국적인 풍경들이 프랑스의 시골을 위화감 없이 품고 있는 경이로움은 또 어떻고. 
이 안에서는 우리가 욕망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. 
마치 일상처럼.
작가는 그 일이 피안으로 건너가지 않아도 ‘어느 날’ 고개를 들었을 때 만날 수 있는 이 세계의 이면임을 속삭여 준다. 
그건 3차원 세계의 예속물로서 살아가야 하는 고된 현대인에게 꽤나 위로가 되는 일이다. 
일상을 저당 잡히지 않고도 꿈을 꾸고 싶다면, 그녀 신수원을 만나야 한다.

      남인숙 (에세이스트/소설가)